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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갤러리 서울 신관에서는 5월 15일(Fri)부터 6월 20일(Sat)까지 신진 작가 도병규와 배민영의 2인전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시각과 다른 사물을 통해 인간 내면의 무의식적인 욕망과 사회적 욕구를 투영해나가는 작가 도병규와 배민영은 각각 국민대와 건국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이며,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신예들이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 도병규는 인형을 소재로 인간의 무의식적인 내적 욕망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가의 키덜트적 상상력이 가시화된 작품 속의 인형은 작가가 유년시절에 경험했던 놀이에서 인식된 인간 욕망의 행동 및 억압되었던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대체물이다. 또한, 인형의 얼굴과 입가에 흘러내리는 액체는 인간의 정체성과 욕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극사실적 묘사가 일품인 작가의 신작에는 추가적으로 페르소나(persona)가 등장하는데, 작품 안에서 인형이 쓰고 있는 가면은 자신의 고유한 심리구조와 사회적 요구 간의 경계 지점에 있는 상징성을 이끌어 내며, 사회적 요구에 적응 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페이스(interface)의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인형을 매개로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관찰하는 동시에 유년기의 모호한 양면성과 사회구조에서 드러나는 역설적 상황을 드러내고자 한다.

배민영은 진열대에 놓여 있는 다양한 사물을 통해 현대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소비에 대한 욕망을 그려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상품은 ‘사이비 개성주의’에 의해 타인과의 차별성을 부여하는 상징적 기호가 된다. 현대인들의 이러한 소비행위는 생활의 필요에 의한 주체적인 욕구에 의한 것이 아닌,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배민영 작가 작품에 등장하는 복돼지는 복을 받고 장수를 누리고 싶어하는 욕망을 심리적으로 충족시켜주는 토템적 영매(Totemic medium)와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물건은 정신적 혹은 주술적 의미에서 인간의 심리적, 정신적 욕망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캔버스에 욕망이라는 거대한 화두 앞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양면적 가치관의 화해와 충돌 그리고 그 모순의 편린들을 때로는 직설법으로, 때로는 다소 우회적인 말투로 그려냄으로써 일상적인 사물들에 새로운 존재감을 부여하고 있다.